증시 활황에도 웃지 못하는 증권사들

입력 2020-07-26 18:02   수정 2020-07-27 13:52

주요 증권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속속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은 2분기에 급격하게 늘어난 거래대금 덕분에 어느 업종보다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상반기 라임·옵티머스펀드 사태에 더해 투자은행(IB) 부문 실적 부진 등 어두운 면도 여럿이다. 하반기에 금융 신뢰 회복부터 수입원 다양화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명암 뚜렷한 미래에셋대우·NH
NH투자증권은 지난 2분기 순이익이 2305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815억원을 27.0% 웃돈 호실적이다. 2분기 주식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1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5.5% 증가했다. 앞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도 거래대금 증가의 혜택을 봤다. 개인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의 2분기 실적 추정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1분기에만 수탁수수료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1432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1분기 외화증권(해외주식) 수탁수수료로만 지난해 동기보다 181.1% 많은 279억원을 거뒀다. 개인 브로커리지 강자로 꼽히는 키움증권의 1분기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69억원이었다. “국내외 주식 거래 증가에 따른 최대 혜택은 미래에셋대우가 봤다”는 평가가 증권업계에서 나온 배경이다. 2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주가도 이를 반영해 이달 들어 12.89% 올랐다.

미래에셋대우는 그러나 지난해 순이익의 40%가량을 차지한 IB부문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하반기 회복 탄력성이다. 미래에셋대우는 IB부문 인력이 빠져나가는 추세다. IB부문 인력을 고객자산관리 인력으로 재배치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1세대로 불렸던 봉원석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 고객 비중으로 인해 실적이 좋았다지만 중장기 성장동력인 IB부문에 대한 우려는 커진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중국 안방보험과의 소송전도 리스크로 꼽힌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 기준으로 피소당한 소송 건수가 12건, 피청구액 2330억원으로 증권사 중 가장 많다.

NH투자증권은 올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14.3% 늘어난 230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하고 있다. ‘사기 펀드’로 드러난 옵티머스펀드의 88%를 판매한 최대 판매처이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 가입 고객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급안을 보류한 상태다.
리스크 잘 피한 삼성증권
삼성증권은 개인 거래대금 증가 혜택을 받으면서도 증권업계에 불어닥친 사모펀드 리스크는 잘 피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사모펀드 판매가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작년 동기 대비 51.9% 많은 1462억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1500억원 후반대 순이익을 냈을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다른 증권사에 비해 고액자산가의 오프라인 계좌 비중이 높은 특성을 갖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개인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채권 트레이딩 및 IB부문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 사태에서 원금의 70%를 선지원하는 방안을 가장 먼저 내놓고 투자자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옵티머스펀드를 판매한 금액은 287억원이다.

라임 사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도 선보상 또는 선지급 대책을 내놨다.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펀드 보상 절차 합의 시 펀드 손실액의 30%를 선지급한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가 소송·민원 취하 조건 등을 내세우면서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의 진정성이 희석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고위 임원은 “각사 대표들이 중장기적인 고객과의 신뢰 회복보다는 당장의 실적 영향이나 법적 책임에 집중하기 때문”이라며 “하반기 각사 전략과 태도에 경영철학이 짙게 묻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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